미국 '라이트담배' 논쟁, 집단소송

중앙일보

입력

'라이트' '저타르' 담배가 탄생한 이후 30여 년간 미국 흡연자들은 '라이트' 담배에 약 2000억 달러의 돈을 쏟아 부었다고 14일 인터넷언론 '이데일리'가 보도했다. 보통 담배보다는 건강에 덜 해로울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가진 탓이라는 분석이다.

미 담배 제조업체들은 '라이트 담배' 논쟁으로 인해 수십억 달러의 피해보상을 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고 이데일리는 전했다.

13일 열린 '라이트 담배' 소송 관련 청문회에서, 원고 측 변호인은 이번 사건을 집단소송으로 인정해 달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은 지난 2004년 "담배업체들이 1971 ̄2004년까지 '라이트'라는 표현으로 소비자들을 속여왔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담당 잭 웨인스타인 판사가 원고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흡연자들은 그룹으로 담배업체들에게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승소할 경우 수십억 달러의 피해보상을 받게될 전망이다.

마이클 하우스펠트 원고 측 변호인은 흡연의 위험성이 강조되고 담배 매출이 하락하자 업계가 '라이트/저타르' 등의 표현으로 소비자들의 공포를 줄이고 매출을 늘렸다고 비난했다.

그는 "만약 흡연자들이 '라이트' 담배가 보통 담배보다 덜 해롭지 않다는 것을 알았더라면 비싼 값을 주고 라이트를 사지 않았을 것"이라며 "업계는 속임수를 통해 1200억 ̄2000억 달러의 과외 수입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피고 측 변호인단은 "집단소송이 가능하려면 소비자들이 담배를 구매할 때 '라이트'라는 표현에 얼마나 의존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며 "이를 증명할 방법이 사실상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 미 연방법원은 미 정부와 담배업계의 7년간 지속된 힘 법정공방에서 정부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업계가 담배의 위험성을 은폐하기 위해 십여년간 음모를 꾸며왔다고 판단, 담배가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다 자세히 알리고 '라이트', '저타르', '울트라 라이트', '마일드', '내츄럴' 등 소비자들을 호도할 수 있는 표현을 삭제하라고 명령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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