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쌓여 임금동결 받아들였다”/최창림 포철 노조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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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노조원 불만 많았지만 끝내 수긍/여건나쁜 타사에 영향 안줬으면
『공장 곳곳에 쌓인 재고가 노조원들의 마음을 임금동결로 몰고간것 같습니다.』
포철 최창림 노조위원장은 전체 노조대의원회에서 올 임금동결안이 격론끝에 통과되자 21일 서울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이로써 포철은 대기업 가운데 올해 임금협상을 타결지은 첫번째 회사가 되었다.
포철은 지난 2일 노사대표간의 임금협상에서 기본급은 동결하되 현재 기본급의 32%수준인 하계휴가비 및 월동비만 각각 50%,60%로 올리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 안을 놓고 전체 노조대의원회는 20일 찬반 토론후 가진 투표에서 61%의 찬성으로 추인,확정한 것이다. 당초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올 임금인상률 12.4% 안을 내놓았다.
이 안도 노총이 권장하는 17.4%보다 5%포인트나 밑돌아 말들이 많았다. 대의원회는 격론끝에 47대46으로 가까스로 이 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한표차로 통과된 12.4% 인상안조차 노사협상 과정에서 동결(0%)로 후퇴한 것이다.
최위원장은 생산현장 구석구석을 돌며 조합원들에게 임금동결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한다.
반발도 많았다. 집으로 항의전화가 숱하게 걸려 오기도 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쳤어도 39%는 결국 반대표를 던졌다. 최위원장은 『물론 투표결과에 승복하겠지만 앞으로 이들의 불만을 해소하는데 회사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임금동결이 우리보다 나쁜 환경에서 근무하는 타회사에 영향을 주지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근로자들의 불만이 많을 것이다. 따라서 올 8월 임기가 끝난뒤 다시 노조위원장에 출마하는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최위원장은 씁쓰레 웃었다.<이석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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