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회색벽은 대전차 장애물|소기자 〃휴전선장벽〃취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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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소기자 〃휴전선장벽〃취재기
【철원 타스=연합】휴전선의 장벽 존재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 철원의 비무장지대 대전차장애물을 관찰했던 소련 타스통신의 블라디미르 쿠츠코 기자는『장벽이 거대한 회색의 벽같이 보였다』고 전하고 이것은 대전차장애물이라고 말한 한국군장교의 말을 그대로 인용, 보도했다.
쿠츠코 기자는 휴전선 내 대전차장벽의 규모와 군사적 용도, 설치 이유 등을 한국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 보도하고 남북한간 불신의 벽은 장벽보다 더 견고한 것 같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쿠츠코 기자의 휴전선 방문기사 요약이다.
서울에서 80㎞ 떨어진 철원의 북부지역을 철의 삼각지라고 부른다. 3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리 넓지도 않은 곳은 6·25전쟁 당시 치열한 전투가 펼쳐진 곳으로 유명하다.
휴전협정이 조인되고 37년이 지났건만 전쟁이 할퀴고 지나간 이 지역은 아직 정상적인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멸공관측소가 있는 한 언덕마루에 서서 망원경을 통해보면 마치 댐 같은 모습을 한 장벽이 동 서쪽으로 수㎞ 늘어져 있는 것이 빤히 보인다.
또 장벽 앞에는 철책선이 두 줄로 나란히 서있고 성곽에서 볼 수 있는 물구덩이가 파져있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장벽자체는 거대한 회색의 벽같이 보였다.
한국군의 한 장교는『이 장벽들은 대전차장애물이다. 우리 지역에 있는 이 장벽은 길이가 2·5㎞이고 높이는 5m다. 여러분이 보고 있는 것이 바로 북한이 주장하는 콘크리트장벽』이라고 설명하고 『이와 비슷한 장벽이 북한 쪽에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김일성이 올해 신년사에서『남한의 장벽을 하루 빨리 제거해 남북한의 국민들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왕래할 수 있도록 하자』고 제의한 이후「장벽」이라는 단어는 한국신문에 자주 등장했다.
한국 국방부 정보에 따르면 이 대전차장벽은 『북으로부터 기계화부대의 있음직한 진출』 에 대비, 약 10개 거점지역에 축조 됐다. 이 장벽은 2백50㎞에 달하는 비무장지대 경계선의 약 12%에 설치 돼 있다. 한국정부는『북한이 탱크 수에 있어 상당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장벽을 축조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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