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공단인데요…" 보험료 환급금 사기 '주의'

중앙일보

입력

대구시에 사는 박모씨는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이라는 이로부터 "보험료를 초과해서 냈으니 반환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시스템 오류가 나서 현금지급기에 직접 가서 부르는 대로 번호를 입력하라"는게 이상하기도 했지만 박씨는 생각지도 않았던 돈이 생긴다는 마음에 그 말을 믿고 따랐다. 그런데 환급금이 들어오기는 커녕 통장에 있던 1800만원이 어디론가 인출돼 버렸다.

최근 이처럼 건보공단이나 국민연금관리공단을 사칭해 ' 환급금을 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채는 사기가 잇달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1일 두 공단에 따르면 사기범들은 공단 직원인 것처럼 가장한채 ARS 전화로 "환급해줄 돈이 있어 은행 계좌번호를 알려달라"고 한 뒤 오류로 입금이 되지 않으니 가까운 현금인출기로 가서 전화를 걸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후 현금인출기에 통장을 넣고 자신이 불러주는 대로 번호를 누르게 한뒤 피해자 계좌에서 돈을 빼갔다.

연금공단 관계자는 "지급액이 소액인 경우에 전화 청구도 하는데 이때도 본인 계좌 여부를 공단에서 직접 금융결재원을 통해 확인하므로 현금인출기에서 입력하는 경우는 절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공식 접수된 피해만 해도 건보공단은 42건에 1억5500만원, 연금공단은 7건에 2000만원에 달한다. 공단에 미접수된 사례까지 더하면 피해액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환급금 사기' 전화 발신지가 대부분 중국이어서 추적작업에 곤란을 겪고 있다.

공단측은 수상한 전화를 받았을 경우 즉시 '1577-1000'번(건강보험)이나 '1355'번(국민연금), 또는 가까운 지사에 신고할 것을 당부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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