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형사과장 집에 강도/피 흘리며 격투ㆍ추격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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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묶인 손발 풀고 맨손으로 대항/범인 뗏목 타고 달아나다 잡혀/청담동 12층 침입
15일 오전4시10분쯤 서울 청담동 삼익아파트 6동 1202호 서울 중부경찰서 신만근 형사과장(49ㆍ경정) 집에 박희수씨(32ㆍ주거부정)가 장사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침입,식칼로 일가족 5명을 위협하고 금품을 요구하다 신경정과 격투끝에 달아났으나 상처를 입고도 8백m쯤 뒤쫓아간 신경정과 경찰에 한강물속에서 붙잡혔다.
◇침입=박씨는 12층 비상계단과 맞붙은 신경정집의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들어갔다.
마스크로 복면한 박씨는 거실에서 금품을 찾지못하자 부엌에 있던 식칼을 들고 안방에서 자고있던 신경정부부와 다른 방에서 자던 아들(18ㆍ고3)ㆍ딸(13ㆍ중1) 등 일가족 5명을 차례로 깨워 안방으로 몰아넣은뒤 스카프로 손발을 묶고 이불을 뒤집어 씌웠다.
◇격투=신경정은 이불속에서 뒤로 묶였던 손발을 풀고 아들의 손을 묶고 있던 박씨를 덮쳤다.
신경정이 얼굴을 발길로 걷어차며 거실쪽으로 내몰자 칼을 떨어뜨린 박씨가 화분을 신경정의 얼굴에 던져 오른쪽 눈옆이 5㎝쯤 찢어지는 상처를 입힌 뒤 현관문을 열고 달아났다.
◇추격=박씨가 아파트뒤를 돌아 철책을 넘어 한강쪽으로 달아나자 신경정은 속옷차림으로 뒤쫓았다.
신경정의 아들은 박씨가 달아난 후 경비실에 연락,경찰에 신고했다.
경찰기동대 차량의 사이렌소리가 들리기 시작하자 박씨는 88도로를 가로질러 한강고수부지에 묶여있던 드럼통 뗏목을 풀어 드럼통 3개위에 나무가 묶여진 뗏목을 타고 한강으로 달아났다.
8백m쯤 추격한 신경정은 뒤쫓던 경비원에게 범인을 감시토록 하고 경비초소로 달려가 다시 경찰에 범인의 위치를 전화로 알렸다.
◇검거=경찰은 범인 박씨가 40m쯤 한강을 가로질러 달아나자 45구경 권총1발을 위협 발사했다.
총소리에 놀란 박씨는 물속으로 뛰어들어 달아나려다 강가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범인주변=범인 박씨는 어릴때 부모를 여의고 고아원에서 자란 뒤 경북일대에서 막노동으로 생활하다 14일오전 상경,셋방값과 장사 밑천을 마련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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