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민회의 당겨 소집/4월22일/권력승계 논의여부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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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방인철특파원】 23일 동경에서 수신된 평양방송에 따르면 북한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는 22일 최고인민회의 제9기 대의원선거를 4월22일 실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동경의 북한전문 라디오 프레스는 이 선거가 김일성­김정일의 권력승계 작업과 관련된 것으로 주목된다고 논평했다.
라디오 프레스는 23일 이같이 보도하고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임기는 4년으로 지금까지는 임기만료 이후 차기선거가 행해지는 것이 보통이었으며 이번처럼 임기만료 약 반년전에 선거가 치러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논평했다. 현재 제8기 대의원은 86년 11월2일 선거에서 선출되었다.
라디오프레스는 대의원선거 후 1개월만에 열리는 제1회 회의에서는 국가주석ㆍ부주석 등의 선거,새로운 정무원(내각)의 조직이 행해지는게 보통이라고 밝히고 김일성의 아들인 김정일의 국가기구 내에서의 처우등 후계문제를 포함한 중요한 개편작업이 있을 것인가 주목된다고 덧붙였다.
◎해설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예정보다 6개월 앞당겨 실시한다고 발표한 것은 혹시 김정일의 권력승계와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닌가하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왜냐하면 최고인민회의는 비록 형식적이긴 하나 주석선출,주석의 제의에 의한 부주석등 고위관리에 대한 선출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강도를 더해가고 있는 김정일우상화 작업을 감안할 때 그의 지위에 모종의 변화가 오는 것이 아닌가하는 추측도 가능하다.
그러나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김정일의 지위에 아무런 변화가 없으리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
이같은 관측은 과거 최고인민회의의 양상을 볼 때 선거는 형식적이고 단결을 도모하는 대중집회적 성격이 강했다는데 근거를 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 11월말 실시된 도ㆍ시ㆍ군 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봐도 이같은 성격이 강했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동구권에서 불고 있는 다당제 움직임과 복수후보 출마 등의 흐름에 맞추어 최소한 복수후보를 내걸고 선거를 치러 겉으로나마 개방의 제스처를 쓸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안희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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