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익, 국고 배당 추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4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한국방송공사(KBS)가 이익을 낼 경우에도 배당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배당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현재 KBS 내부 정관을 보면 배당할 수 있는 명시적인 근거가 없다"며 "정관 인가권을 가진 방송위원회에 서너 차례 개정 필요성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찬반 양론이 있는 데다 KBS의 반대로 정관 개정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2002년 국회에서 KBS는 정부 전액(지분 100%) 출자기관이므로 이익이 나면 국고에 배당해야 한다는 지적에 따라 배당을 추진해 왔다.

진양현 재경부 국유재산과장은 "KBS가 정관상 내부 유보를 우선토록 하는 데다 이익 중에는 국민 시청료 수입도 포함돼 있어 배당이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으나 이른 시일 내 배당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양한열 방송위원회 지상파 방송부장은 "이익잉여금을 국고에 배당하려면 KBS 정관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에 방송위원회가 정관 개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KBS에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KBS는 배당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익 잉여금을 국고로 배당해야 한다는 정부의 논리를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이익이 나도 국가 기간방송으로서 돈을 써야 할 곳이 많기 때문에 배당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KBS는 월드컵 특수 등으로 올 상반기에만 661억원의 세전 이익을 올리는 등 올해도 이익을 낼 가능성이 커 국고로의 배당 논란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김동호.하현옥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