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비정규직은 아빠도 아닌가"

중앙일보

입력

육아 휴직의 일정 기간을 남성들에게 의무화하는 남성 육아 휴직 할당제, 이른바 '파파쿼터제' 입법 추진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비정규직은 이 법안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예상된다.

CBS 라디오 '뉴스야 놀자' 제작진이 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입법을 추진 중인 열린우리당 김형주 의원에게 알아본 결과, 이 법안은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에 따르면 비정규직 남성 주봉희씨는 5일 '뉴스야 놀자'와의 인터뷰에서 "비정규직 남성들은 아빠도 아닌가"라며 "남성 육아휴직 한달 보장이 저출산 해결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지만, 그나마도 전체 노동자의 40%에 그치는 정규직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니 같은 남성으로서 참담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려면 육아와 교육비 고통이 큰 비정규직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텐데 도리어 비정규직 차별을 늘려가고 소외감을 키운다면 이게 대책이 될 수 있겠냐"며 "정규직 남성과 여성에게 어느 정도 출산 동기부여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비정규직의 출산 동기가 떨어질 것은 분명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일단 현실적으로 정규직을 대상으로 입법화한 뒤 그 범위를 넓혀가는 것은 장기과제로 추진할 수 있다"는 김형주 의원측 입장에 대해 주씨는 "정규직이 받고 있는 4대 보험 혜택도 비정규직 다수에게 아직 돌아오지 않고 있는데 정규직의 '파파쿼터제'는 오죽하겠나"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사교육은 커녕 당장 막 태어난 아기에게 쏟아야 할 사랑마저 육아휴직을 받는 정규직과 그렇지 못한 비정규직에 차이가 난다면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본령에서 벗어난 반짝 대책이 아니라 늘어가는 비정규직의 육아 부담 문제 해결에 먼저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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