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의원 '아니면 말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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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무성 의원과 개혁당 유시민 의원이 '국회 내 친북 세력'논란을 벌이다 金의원이 사과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金의원은 "국내에 활동하고 있는 친북 좌익 세력이 이 국회에도 들어온 것 같다"며 "유시민 의원이 일반인 신분이던 지난해 대선 당시 중국 베이징의 북한대사관을 수차례 방문,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부친과 관련한 자료를 북으로부터 받았다는 신빙성있는 정보가 있다"고 주장했다. 金의원은 "이는 국가보안법상 잠입탈출.회합 및 이적행위에 해당된다"고 했다.

그러자 柳의원은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신상발언을 자청해 자신의 출입국 기록 사본과 여권을 내보이며 "2000년 1월 이후 외국엔 한번도 나간 적이 없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동료 의원이 나를 가리켜 친북주의자 운운하는데 황당해서 할 말이 없다"고 했다.

柳의원은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정치적 경쟁자에게 색깔을 씌우는 것은 과거의 민정당 행태"라면서 "金의원이 내가 중국 영토를 한번이라도 밟았다는 것을 입증하면 내가 의원직을 사퇴하고,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金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라"고 반격했다.

김무성 의원은 본회의가 끝난 뒤 "柳의원과 관련된 내용이 잘못됐음을 인정하고 깨끗이 사과한다"며 "월요일 본회의장에서 공식 사과하겠다"는 성명서를 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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