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기술개발 힘써야 중·일 따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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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 1위 조선강국의 명성을 유지하려면 조선을 기술집약적인 산업으로 키워야 합니다. 일본과 중국의 위협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3년간 국제선박해양구조회의(ISSC) 설계기준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온 홍익대 조규남(53.조선해양공학과.사진) 교수는 일본과 중국의 거센 추격에서 벗어나려면 조선업을 노동집약이 아닌 기술집약 산업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지난달 21일부터 엿새간 영국 사우스햄프턴대에서 열린 ISSC 총회에서 3년간 세계 각국으로부터 수집한 설계 기준 문제를 모아 전세계 선박해양구조물의 설계에 통용될 수 있는 기준과 지침을 작성해 발표했다. ISSC는 3년마다 열리는 조선 관련 세계 최고권위의 국제기구로서, 설계기준위원회에는 한국.미국.영국.일본.독일.프랑스.중국.네덜란드 등 각국 대표 14명이 참여하고 있다.

조 교수는 2003년 한국인 최초로 3년 임기의 설계기준위원장으로 뽑혀 그동안 각국 대표와 함께 선박과 해양구조물의 설계기준 분석 등을 주도해왔다. 그는 "이번 총회에는 300여명의 학자.연구자.설계전문가들이 참석했는데, 3년간 공들여온 설계기준위원회의 기준과 지침을 발표했더니 큰 박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번에 발표된 기준과 원칙은 각국 정부와 조선회사 등에서 선박 및 해양구조물의 설계 기준을 정할 때 적극적으로 반영된다.

조 교수는 "전세계 선박과 해양구조물의 설계기준은 안전과 비용, 환경문제를 동시에 아우를수 있는 방향으로 굳어지고 있다"며 "메가플로트(부유식 해상구조물)를 비롯해 일본에 뒤져있는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호시탐탐 한국의 초대형 유조선 조선기술 등을 노리고 있는 중국을 견제해야 1위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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