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에게서 눈길을 뗄 수 없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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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 지방선거 패배 후 언론의 노출을 자제했던 강금실이 대외직명대사(Ambassador at Large)인 여성인권대사로 재임명돼 돌아왔다.

강 전 장관은 시련 속에서 더욱 강해지는 특징이 있다. 5.31 당시 선거캠프의 분위기는 절망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절망적인 상황을 72시간 마라톤 유세로 돌파했다.

당시 마라톤 유세를 완수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심지어는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었다.

무엇이 강금실을 이토록 강하게 만드는 것일까?

심리학자 아들러는 열등감이 사람을 더욱 성장시킨다고 말했다.(아들러는 프로이드와 다른 견해를 가졌다는 이유로 일종의 파문을 당했던 독일의 심리학자이다.)

아들러의 견해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자신이 어찌해 볼 도리가 없는 무력감을 안겨주는 일들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건강한 인격체를 지닌 사람은 이를 비관하지 않고 수용하는 편이다.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용기 있게, 자신감을 갖고,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 삶을 디자인 해 나간다고 한다. 아들러는 이를 '사회적으로 유용한 유형'으로 정의했다.

이 경우를 강금실에 적용해 보자.

서슬 퍼런 군사독재정권하에서 운동권 남편을 둔 그가 판사로 임명된다는 것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첫 여성법무장관이란 타이틀 앞에 그의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임기를 마쳤을때 그녀에 대한 평가는 달라져 있었다.

그에게는 참으로 아픔이 많다. 이혼 경력도 어찌해볼 도리 없는 생채기다. 이번 선거 패배도 아픔의 덧셈이다. 그의 아픔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만 가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럴수록 그에 대한 관심이 더 해만 간다. 모든 시련은 극복하기 위해 있다고 말하듯 지금까지 꿋꿋하게 헤쳐나왔기 때문이다. 만약 아들러가 살아있다면 강금실을 '사회적으로 유용한 유형'으로 지목했을 지도 모른다.

모 인터넷 사이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여성 대통령에 대한 찬성 의견이 80%가 넘는다고 한다. 그녀에게 눈길을 떼지 못하는 이유가 더욱 늘어만 간다.

왜냐하면 보라색을 사랑하는 강금실은 아들러가 말한 강한 유형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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