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눈 많이 오나/전형적 대설형 기압 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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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전국 10∼130㎝… 21년만에 최고/오늘부터 그치고 추위 뒤따를듯
올겨울들어 이상기상현상이 꼬리를 물고 있다.
올초부터 2주 가까이 계속된 이상난동,대한을 기점으로 1주일간 이어진 이상혹한에 이어 이번에는 유례없이 많은 눈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제주 및 남해안지방을 제외한 전국에 10∼90㎝의 많은 눈이 내린 것은 69년이후 21년만의 일이다.
30일오전(일부지방 29일오후)부터 내리기 시작,사흘째 계속되고 있는 눈으로 강릉이 순간최고적설량 1백36.2㎝(1일 오전10시)를 기록,관측소 개설이후 신적설량 최고치(56년 2월28일의 67.2㎝)를 2배이상 넘어섰으며 서울이 순간최고 적설량 25.0㎝(31일 오후2시)로 신적설량 최고치(69년 1월28일의 25.5㎝)에 거의 육박했다.
이처럼 많은 눈이 오고 있는 이유는 현재의 기압배치가 전형적인 대설형으로 짜여져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중앙기상대의 설명이다.
즉 북서쪽의 차가운 대륙성고기압과 중국 양자강쪽에서 다가오는 온난다습한 기류가 한반도에서 부딪쳐 깊은 기압골이 형성된채 3∼4일간 정체되어 있는 것이 현재의 기압배치라는 것.
습기를 머금은 영상 10도내외의 따뜻한 공기는 밀도가 낮아 상승기류를 형성,차가운 공기의 위로 올라가 응결되면서 눈이 되어 내리게 된다.
북서쪽 고기압의 중심부는 평상시와는 달리 한반도쪽으로 내려오지 않고 만주쪽에 계속 머무르고 있어 남서쪽 기류도 편서풍에 의해 쉽게 동진하지 못하고 정체될 수밖에 없어 눈이 지속적으로 내리게 된 것이다.
게다가 북동쪽에서 발달한 고기압도 동해의 습기를 품은채 이동하다 태백산맥에 부딪쳐 더이상 전진하지 못하고 응결되어 눈을 뿌리는 바람에 영동지방은 특히 많은 눈이 오고 있다.
중앙기상대는 북서쪽의 고기압 중심부가 31일부터 서서히 동진,현재의 균형이 깨지면서 1일부터 눈이 그치겠고 그 뒤를 이어 다소세력이 약한 또다른 대륙성 고기압이 밀려들어오면 아침기온 영하 9∼영하 1도의 정상적 늦겨울 날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김동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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