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대통령 아들 직권남용 구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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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은행이사직 이용 자기회사 투자자에 거액 대출/은행감독청 혐의사실 계속흘려 백악관 전전긍긍
【뉴욕=박준영특파원】 부시 미대통령의 아들 닐 부시(35)가 은행이사로 재직하면서 직권을 남용,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대출을 승인한 혐의로 은행감독청의 조사를 받고있어 백악관을 당혹케하고 있다.
○흐지부지 처리못해
부시의 혐의는 86년부터 88년까지 콜로라도주 덴버시에 있는 한 저축ㆍ대출은행의 이사로 있으면서 그가 설립한 석유탐사회사인 JNB사 2명의 투자자에게 거액의 대출을 승인했다는 것이다.
이들중 한사람은 JNB에 15만달러를 투자하고 있고,은행가인 다른 한사람은 1백20만달러를 부시의 회사에 대출해준 관계다.
이들이 부시로부터 얼마나 특혜융자를 받았는지 전모가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감독기관은 이를 부시의 직권남용으로 보고있다.
부시가 이사로 일한 이 은행은 그후 부실화되어 부시대통령이 임기 첫해의 업적으로 꼽는 미전국 저축ㆍ대출은행의 구제조치에 따라 10달러에 정부에 넘겨졌다.
부시는 자신의 업무에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부모인 부시대통령과 바버라여사도 그가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두둔하고 있으나 이 사건은 여러가지 요인들 때문에 앞으로 상당기간 백악관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부시가 대통령의 아들이란 사실이 여론의 관심을 집중시켜 감독기관이 흐지부지 처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은행감독기관은 부실은행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인 부시대통령의 자세에 섭섭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의회가 감독책임을 물어 감독기관의 국장을 사임시키고 이 기관의 권한을 대폭 박탈하는 조치를 결의하기까지 부시대통령이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 수수방관했기 때문이다.
○법정소송 오래 끌듯
새 국장이 아직 임명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저축ㆍ대출은행감독청은 계속 부시의 혐의사실을 언론에 흘리고 있어 부시대통령에 대한 보복이란 인상마저 주고있다. 물론 이 감독청은 부시가 대통령의 아들이란 사실때문에 이를 공개적으로 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시는 법정투쟁을 통해 자신의 결백을 밝히고 어떠한 타협도 거부하겠다고 언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조사와 법정소송이 2년정도 끌것으로 예상돼 부시대통령은 아들 문제로 계속 구설수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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