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실 때문에 사랑과 야망 본다"

중앙일보

입력

'이경실의 재발견'

"아, 왜 그래요 형니임~ 이 사람 체면도 좀 세워 주셔야지요오."

새빨간 입술에 선만 남은 가는 눈썹, 헤프게 터뜨리는 경망스러운 웃음소리. 영락없는 대포집 아줌마지만, 한량들 등골을 빼는 얄미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SBS주말극장 '사랑과 야망'에서 만나는 극 중 파주댁 이경실의 모습이다.

최근 인터넷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사랑과 야망' 시청후기에서는 이경실의 실감나는 연기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푼수끼가 느껴지면서도 한 없이 사람좋고 속 없는 파주댁 연기에 이경실이 제격이라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극 중 파주댁은 늙었지만 인기는 회를 거듭할 수록 더 해간다.

그러나 처음부터 시청자들이 이경실을 신뢰했던 것은 아니다.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경실은 "처음 파주댁 역할을 하게 됐다고 하니, 86년 방송분을 본 사람들이 축하와 걱정을 동시에 해 주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워낙 큰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보니 스스로도 잘 해낼 수 있을까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역량이 있다면 사람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속마음도 들려줬다. 또 어린 딸이 극 중 불같은 성격의 태준 어미에게 번번이 핀잔을 듣는 자신을 보고, "저 할머니(태준모)는 엄마 구박하는 역이야?"라고 물었다는 일화도 공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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