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비만 '적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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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의 '뚱보'어린이 비율이 미국의 2배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제주시 제주동초등학교 이용중(李傭中.비만치료사)교사가 이 학교 학생 1천4백87명을 대상으로 비만도를 측정한 결과에 따른 것.

이에 따르면 이 학교 학생 4명중 1명꼴인 25.9%(3백85명)가 '과체중'(정상체중의 10~20% 초과)이상의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7월 미국의 질병통제예방센터가 밝힌 비만도 조사에서 미국의 만 6~11살 어린이 가운데 '과체중'이상으로 분류된 어린이 비율(15.3%)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과체중'이상의 판정을 받은 제주동교 어린이중에는 '비만(정상체중의 20~30% 초과)'어린이가 55%(2백11명)나 됐고, '중등.고도비만(정상체중의 30% 이상 초과)' 어린이는 24%(93명)나 돼 그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학.보건계는 그동안 초등생 등 성장기 비만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치유가 불가능한 성인비만으로 연결돼 각종 성인병 등 질병위험에 직면한다고 경고해왔다.

이 학교는 이에 따라 이같은 어린이 비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코끼리스포츠단'을 만들어 운동처방에 나서고 있다. 또 4학년 1개반을 비만어린이로 구성된 '기초체력향상반'으로 편성하는 한편 내년부터는 전 학년에 1개반씩 '기초체력향상반'을 편성할 계획이다.

李교사는 "국가.자치단체의 적극적 대책이 없을 경우 향후 상당한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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