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호 무너뜨린 중국신예 셰허 5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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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신예 셰허(謝赫.19)5단이 최강자 이창호9단을 탈락시켰다. 그것도 끝내기에서의 불꽃 튀는 공방 끝에 반집승을 거뒀다.계산의 대결에서 '신산(神算)'이창호를 무너뜨린 것이다. 셰허의 승리는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이었다.

부산에 모인 수많은 강자는 전체적인 흐름에서 셰허의 승리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흑을 쥔 셰허가 시종 우세했다는 것이다. 대국 직후 셰허5단을 만나보니 그는 매우 신중하여 이창호9단을 연상시키는 청년이었다.

-이창호9단을 꺾은 소감은.

"이창호9단은 내가 가장 존경하는 기사다. 그는 실력과 인품을 겸비했다. 그와 처음 대결하여 승리한 것이 매우 기쁘다. 그러나 이창호9단은 제 실력을 다 발휘하지 못했다. 다시 한판 정식으로 배우고 싶다."

-언제 승리를 확신했나.

"초읽기에다 너무 미세하여 마지막까지 반집이 확인되지 않았다. 계가를 할 때까지도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이 판은 승리를 확인하지 못한 두사람이 바둑이 끝날 무렵 다시 패싸움을 벌이는 등 8시간여 동안 무려 3백15수까지 가는 대혈전이었다.)"

-중반전의 호착(하이라이트 참조)으로 바둑이 크게 우세해졌다. 당시 그걸 느꼈나.

"괜찮다고는 느꼈지만 상대가 이창호9단이기에 감히 우세를 자신하지는 못했다."

-세계대회서 처음 4강에 올랐는데 준결승에선 누구와 만나고 싶은가.

"이세돌9단이다."

-어떤 경로로 프로기사가 됐나.

"칭다오(靑島)에서 태어나 차오다위안(曹大元)9단과 양후이(楊輝)8단 부부에게 바둑을 배웠다. 국가청소년대를 거쳐 7년 전부터 베이징(北京)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최근의 가장 좋은 성적은.

"지난해 전국개인전과 패왕전에서 우승했다."(패왕전 결승에선 중국랭킹 1위 구리(古力)7단을 이겼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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