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다면 게임하라" 눈물의 고백

중앙일보

입력

단란한 가정의 평범한 샐러리맨이 도박에 미쳐 결국 절도범으로 전락하는 눈물의 스토리가 공개됐다.

인터넷 신문 노컷뉴스는 26일 조그만 의류디자인업체에서 20년 이상 성실하게 일하다 무심코 들어간 사행성 게임장에 빠져 인생을 망친 김모씨(50)의 사연을 소개했다.

김씨는 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사행성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돌아올 수 없는 길을 가는 것이다. 죽고 싶다면 해라"고 절규했다.

다음은 노컷뉴스에 실린 김씨의 인생기

김씨가 나락의 인생으로 빠져 들어간 것은 3년전. 무심코 들어갔던 사행성 게임장때문이었다.

김씨는 "거래업체에 일감을 주러 갔다가 '오션 파라다이스'라는 게임장이 생겼길래 심심풀이 삼아 들어갔다. 그런데 그 이후로 내 인생은 지옥이 되고 말았다"고 고백했다.

1만원으로 시작했던 게임금액은 점차 늘어났고 결국은 하루밤에 한달치 월급을 모두 날려버리는 지경에 이르게 됐다.

가정과 회사는 뒷전이고 김씨의 눈에는 오직 게임기 돌아가는 모습만 아른거렸다.

김씨는 "2,3일동안 게임장에서 식음을 전폐한 채 게임에 매달렸다. 가족이나 회사, 아무 것도 생각나지 않았고 화장실에 가서도 자동으로 진행시켜놓은 게임기 생각만 났다"고 회상했다.

부인과 대학을 다니는 딸과 아들의 호소에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여러차례. 그러나 어느새 식음을 전폐한 채 게임기에 6천만원이 넘는 거액을 날려버리고 급기야는 회사 돈에까지 손을 댄 김씨는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다.

"한강 고수부지에 가서 하루종일 술을 먹다가 한강 다리에 올라가 투신자살할 생각을 했다. 이렇게 망가진 내 자신의 모습이 믿어지지 않았고 죽음만이 이 지옥에서 탈출할 수 있는 길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김씨는 말했다.

김씨는 집과 회사 앞에 독버섯처럼 생겨난 사행성 게임장을 허용해준 정부에 대해 서민을 죽음으로 몰고가고 있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사행성게임장에는 부유층이나 대기업 직원들은 오지 않는다. 대부분 중소업체 직원,노무자,대학생 등 서민들이다. 서민들은 순진한 마음에 오히려 한번 발을 들여놓으면 좀처럼 헤어나지 못한다. 황폐하고 모든 걸 잃어버린 이들을 누가 책임질거냐, 정부가 해줄거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에 게임을 끊지 못하면 자신에게 기다리는 건 죽음뿐이라는 김씨는, 행여 게임장을 출입하려는 사람들에게 10원어치라도 하면 안된다며 죽고 싶으면 하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디지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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