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도 예술품! 전통 발효식품 90점 갤러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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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현대미술의 흐름을 진단하는 서울 인사동의 화랑에 된장이 전시된다. 간장.고추장도 나온다. 흔한 상품전이 아니다. 당당히 '예술품''골동품'임을 선언한다. 다음달 20일 SK허브아트센터 현대미술 전시실에서 개막하는 '한국골동식품예술품전'이다.

전시회에는 전통 발효식품 90여 점이 소개된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350년 된 '작품'들이다. 예컨대 간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에 장석(醬石.소금덩어리)이 생기는데, 그 형태와 색깔이 웬만한 보석에 못지 않다는 것이다. 오래된 고추장 중에는 색깔이 하얀 것도 있다. 된장 또한 굳으면서 다양한 이미지를 형성하곤 한다.

전시품은 경주 최씨, 안동 권씨, 보성 선씨 등 종갓집을 포함해 전국 50여 농가에서 직접 빚은 것들이다. 행사를 기획한 김진홍씨는 "전통음식을 담았던 그릇은 문화재로 인정받았지만 정작 그 내용물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예술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았던 우리 전통문화의 깊은맛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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