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에는 전통 발효식품 90여 점이 소개된다. 짧게는 10년, 길게는 350년 된 '작품'들이다. 예컨대 간장은 시간이 흐르면서 주변에 장석(醬石.소금덩어리)이 생기는데, 그 형태와 색깔이 웬만한 보석에 못지 않다는 것이다. 오래된 고추장 중에는 색깔이 하얀 것도 있다. 된장 또한 굳으면서 다양한 이미지를 형성하곤 한다.
전시품은 경주 최씨, 안동 권씨, 보성 선씨 등 종갓집을 포함해 전국 50여 농가에서 직접 빚은 것들이다. 행사를 기획한 김진홍씨는 "전통음식을 담았던 그릇은 문화재로 인정받았지만 정작 그 내용물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며 "예술과 생활이 분리되지 않았던 우리 전통문화의 깊은맛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