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할린­국내 가족 첫 TV 상봉/3시간 위성중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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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22가족 혈육 찾아 감격의 눈물
45년전 해방과 동시에 이산가족이 돼버렸던 사할린거주 동포와 국내가족이 KBS1TV의 브라운관을 통해 극적으로 상봉했다.
2일 오후9시 KBS1TV는 소련과의 방송직접교류사업 첫번째로 『사할린의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소련사할린방송국과 서울ㆍ대구KBS를 연결하는 3각 위성방송으로 3시간동안 방송,22이산가족이 감격의 상봉을 해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이날 방송에는 모두 5백여명의 이산가족이 참여했다.
사할린을 시작으로 각 스튜디오에 나온 가족들을 TV화면을 통해 소개하는 가운데 중간중간 가족을 찾은 사람들의 울음소리가 이어졌다.
47년전 강제징용에 끌려갔던 김윤덕씨(68)는 아들을 찾고자 노구를 이끌고 방송국에 나온 망백의 어머니 이을조씨(90ㆍ경북 경산군 하양읍)가 화면에 소개되자 『어무이,어무이』를 반복했으며,어머니 이씨는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한채 마른 기침만 내볕다 못해 끝내 오열했다.
또 적십자사의 주선을 통해 모국방문이 가능해진 때문에 대부분의 이산가족은 서로의 소식을 알게되자 『한번 오너라』 『이번 달 안에 꼭 갈테니 만나서 얘기하자』는 등 짧은 방송시간에 못다푼 한을 뒷날 만나 다풀자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날 위성을 통한 소련과의 직접방송교류가 가능했던것은 지난해 12월7일 KBS측과 사할린방송국간에 합의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방송은 사할린스튜디오에서 소련국내위성6호로 전파를 발사하고,이를 다시 소련내 아시아지구국에서 받아 국내위성 7호로 쏘고,이를 모스크바중앙방송국에서 받아 대서양상공의 서방위성인텔사트를 통해 국내로 보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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