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카나이 진혼곡』공연 위해 내한|지인회 대표 기무라 고이치씨 - "한국서의 첫 공연 책임감에 긴장 앞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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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배고프면 먹어야 하고 슬프면 울고 매를 맞으면 아픈 게 인지상정입니다. 그런 점에서 풍속이나 관습은 다를지라도 인간은 모두 하나입니다.』
한국인 징용자와 일본 서민가족과의 훈훈한 인간미를 그린 일본 현대연극 『샤카나이 진혼곡』공연을 위해 내한한 일 극단 지인회의 대표이며 연출을 맡은 기무라 고이치(목촌광일)씨는 지인회가 일본연극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서의 초연에 책임감과 긴장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바람직한 미래를 제시하고 잊지말아야 할 과거를 들춰내는 게 연극의 역할입니다. 인생과 사회의 비타민 같은 것이지요. 그런 의미에서 일본연극의 현재나 앞날은 비관적입니다.』
그는 일본에도 순수연극보다 오락성 상업주의연극이 판을 치고있다고 설명했다.
지난6월 북경 천안문사태 때 현장에서 참상을 목격, 그 충격으로 쓰러진 이 연극의 작가 미나카미 쓰토무(수상면)씨가 함께 오지 못한 것이 무엇보다 가슴아프다는 기무라씨는 『언제나 약하고 불우한 이웃, 소외된 계층에 따뜻한 애정을 보냈던 미나카미 선생에게 「한국공연이 성공리에 끝났다」는 연락을 하는 게 당장의 소원』이라고 말했다.
『손에 손잡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이러한 연극교류는 바람직하며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한일간 연극교류의 앞날을 밝게 보는 그는 『지금까지 외국이라면 유럽이나 미국만을 생각해온 게 부끄럽다』고 말하고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한국에서 공연을 갖고싶다고 했다.
한편 주연을 맡은 아사리 가즈요(천리향진대)양은 올해로 연기경력이 22년째이지만 이번 서울공연을 가장 가슴 조이는 무대로 생각하고 있으며 한국인 최동백역을 맡은 마루바야시 아키오(환림소부)씨도 자신의 한국인역이 한국사람들에게 어떻게 보일지 걱정하고 있다고.
『샤카나이 진혼곡』은 16일부터 18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유재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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