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 명문 하토야마家 총선서 '형제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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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총선 정국에서 하토야마(鳩山) 집안의 형제 싸움이 화제다. 동생인 구니오(邦夫.55) 자민당 전 의원이 형인 유키오(由紀夫.56) 전 의원이 속해 있는 야당 민주당에 대한 저격수로 나섰기 때문이다. 구니오는 다음달 간 나오토(管直人.57) 민주당 당수의 지역구(도쿄 8구)에 출마한다.

간 당수는 여유를 보이지만, 구니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지역구 조정으로 간 당수 지지지역은 도쿄 8구에서 떨어져 나가고, 구니오의 할아버지(전 총리) 별장이 있는 지역이 새로 포함됐다. 간 당수는 너무 바빠 선거연설 기회도 네차례밖에 없지만, 구니오는 벌써 명함 1만3천장 이상을 뿌리며 맹렬히 뛰고 있다. 민주당은 구니오 자신이 1996년 형 간 나오토 민주당 당수와 함께 만든 정당(구 민주당)이 모태다.

하토야마 집안은 증조할아버지가 중의원 의장, 할아버지가 총리, 아버지가 외상을 지냈다. 두 형제는 93년 자민당을 탈당, 정치개혁에 앞장서다 96년 구 민주당을 만들었다. 그러나 의견차이 끝에 구니오가 탈당, 자민당으로 복귀한 후 두 형제는 크게 다퉈왔다. 구니오는 "형과 참신한 보수신당을 만들려고 했는데 간 당수 때문에 좌익계열과 섞이게 됐다. 간 당수와의 대결은 숙명"이라며 열의를 불태우고 있다.

도쿄=오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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