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벽도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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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고향길을 가로막은 장벽이 12월 8일이면 또 한번 뚫린다는 날-. 44년동안 남과 북에 혈육을 두고도 만날수 없어 분단조국의 아픔을 앓아온 1천만 이산가족들은 85년 9월에 반짝 틔었던 만남의 길이 4년여만에 꿈처럼 다시 열렸다는 반가운 소식에 감격의 눈물까지 글썽거리며 반가워했다.
21일 판문점에서 날아온 낭보에 북에 고향을 두고온 이산가족들은 서로 얼싸안고 이번에는 그리던 가족친지와 정든 고향을 꼭 찾겠다는 감격을 가누지 못했다.
▲장철수씨 (72·서울 신림동·함경북도 성진출신) =4년만에 또다시 남북이산가족 교류에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벅차 견딜수 없다. 비록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런식으로 남북교류가 계속되다 보면 곧 전면적인 남북교류가 가능해지고 언젠가는 통일도 되지 않겠는가. 고향방문단 선정때 대상을 일부 특수층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고향땅을 밟을수있는 기회가 확대됐으면 좋겠다.
▲조동영씨 (66·일천만이산가족 재회추진회 사무총장) =이번 방문단 교환을 계기로 상호방문이 정례화되고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서신교환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김수월씨 (57·평양출신·상인)=대단히 반가운 일이다. 복잡한 절차없이 빨리 고향에 가고 싶다. 4년전 중단된후 생전엔 못갈줄 알았던 고향에 갈 수 있게돼 꿈만 같다. 지금까지의 고향방문단 구성과는 달리 우리같은 상인에게도 참가할 기회가 열렸으면 좋겠다.
▲천연섭씨 (55·주부·서울 장안4동 291의5)=동·서독의 자유왕래를 보면서 우리는 왜 그렇게하지 못할까 마음 아팠다.
이번 고향방문단 교환은 더이상 정치적인 이유로 이용되거나 중단되지 말고 몇년이 걸리더라도 실향민 모두 고향을 방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김윤택씨 (64·이북5도민회장·평남출신)=제한된 인원이지만 또다시 고향땅을 밟게 된 것이 정말 가슴벅차다. 이번에는 비록 서울·평양등 제한된 지역에 대한 적은 인원의 고향방문이지만 차차 규모와 방문지가 확대돼 우리도 동·서독처럼 분단장벽을 마음대로 넘나들게 됐으면 소원이 없겠다. 전국에 있는 고향도민들에게 상호방문 합의사실을 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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