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투쟁 계기 시아파 결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가 반(反)이스라엘 투쟁을 주도하면서 중동에서 1억 5000만 시아파가 결집하고 있다. 요르단의 압둘라 국왕이 2005년 언급한 '시아파 초승달'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우려다. '시아파 초승달'이란 이라크와 이란을 중심으로 동쪽 파키스탄부터 서쪽 레바논에 이르기까지 중동의 세력 판도에서 시아파가 다시 득세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이슬람 예언자 마호메트가 632년 사망한 뒤 시아파는 후계를 둘러싸고 수니파와 치열한 패권 다툼을 벌여왔다. 최근까지만 해도 중동은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 등 친미 성향의 수니파 국가가 주도해 왔다. 그러나 이라크에서 사담 후세인 수니파 정권이 붕괴한 데 이어 시아파 정권이 들어서고 고유가에 힘입어 이란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시아파가 다시 득세하기 시작했다. 여기에 레바논 인구의 45%를 차지하는 시아파 무장조직 헤즈볼라의 투쟁을 계기로 시아파가 한층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란 출신의 저명한 중동 전문가인 볼 나스르 미 해군대학원 교수는 "레바논 사태가 이란의 팽창주의와 결합해 중동 내 새로운 질서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7일 전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