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순을 넘은 이원희(72)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쳐났다. 그는 9~14일 전남 순천에서 열리는 '제2회 국제패트롤 잼버리'대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이번 대회는 50개국에서 1만 명이 넘는 회원이 참가한다.
-이번 대회의 특징이 있다면.
"평화로운 세계를 만들자는 취지의 '하나의 세계, 하나의 약속(One World, One Promise)'이라는 주제 아래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참석한다. 특히 형편이 어려운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일부 지역 스카우트를 초청하기 위해 한국 스카우트연맹에서 재정 지원도 했다."
-전남 지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잼버리 대회라고 하는데.
"남도의 정취와 문화유적, 풍성한 먹거리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순천시에서 50만평의 야영지를 만들어줬고, 여수.목포에도 야영지를 마련해 이 지역이 잼버리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스카우트 운동을 시작한 계기는.
"학교(대원중.고)를 설립해 교장을 맡고 있던 70년대 후반에 이 운동을 알게 됐다. 아이들이 지식교육에만 매몰돼 함께 정을 나누고 사는 인간교육이 너무 부족하다고 느꼈다. 스카우트 운동이 호연지기와 인간미를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해 지도자 교육을 받고 직접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기억에 남는 스카우트 활동은.
"19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세계잼버리 대회 때 스웨덴의 구스타프 국왕이 참가했다. 당시 정부는 부랴부랴 숙소를 마련하느라 난리를 피웠는데, 그는 아이들과 함께 천막을 치고 모든 일정을 함께 했다. '이게 스카우트 정신이구나'라고 감동했다."
이 총재는 최근 사재 5억원을 출연, '한국청소년 대상'(가칭 헬로 스카우트)을 만들었다. 스포츠.과학 등에서 뛰어난 업적을 낸 사람뿐 아니라,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취객을 구하는 등 '의로운 일'을 한 청소년을 추천받아 내년 10월부터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시상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스카우트 운동의 가장 큰 목적이 민주적이고 의로운 시민을 키우는 것 아니겠느냐"며 이 상의 제정 의미를 설명했다.
정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