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학들 '입시과외' 돈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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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러시아 대학들이 '고액 입시과외'로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수험생을 위한 '입시 예비과정'을 개설하는 등 편법을 통해서다. 자기 대학에 입학하려는 수험생을 상대로 1년 동안 입학시험 과목을 가르치는 것이다. 수업료가 만만찮다.

러시아 최고의 명문 모스크바 국립대가 1천5백달러(약 1백80만원)~1천8백달러를, 고위층 자녀들이 많이 입학하는 모스크바 국립국제관계대는 3천~7천달러를 받는다. 러시아의 평균 월급이 1백60달러 수준이니 상당한 고액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러시아 과외시장에선 대학교수나 박사과정에 있는 대학원생 등이 하는 개인과외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은 수험생이 지원 대학의 예비과정으로 몰리고 있다. 지원 대학에서 강의를 들어 입시 경향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예비과정이 수험생을 끄는 더 큰 이유는 입학전형에서의 특혜 때문이다. 법적으로는 예비과정에서 공부한 수험생에게 어떤 특혜도 주지 못하도록 돼 있지만 대부분의 대학은 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예비과정이 끝날 즈음 대학에서 각종 경시대회를 개최, 여기서 수상하는 학생들을 무시험으로 선발하는 편법을 쓰는 것이다.

모스크바=유철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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