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보상절」 제 21권 발권|세종 때 간행 석가 일대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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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리 나라 최초의 역경이며 최고의 한글 동 활자본인『석보상절』 제 21권 초간본이 발견됐다. <관계기사 18면>
한글창제 당시의 우리말 연구에 결정적인 자료로 평가되는 이 책은 지난 87년 전적수집상 우찬규 씨가 구입, 1년여에 걸친 수리 및 파지복원 작업 끝에 15일 공개했다.
『석보상절』은 모두 24권으로 세종 29년인 1447년 처음 간행됐으나 현존하는 책은 6권뿐이다.
1929년 황해도 장수산고탑에서 제6, 9, 13, 19권이 발견됐고 66년 칠장사 혜련 스님에 의해 제 23, 24권이 공개됐다. 이 가운데 제 6, 9, 13, 19권은 국립중앙도서관에, 제 23, 24권은 동국대도서관에 각각 소장돼 있다. 뒷날 목판으로 다시 간행한 번각본인 제 11권은 심재완씨가 소장하고 있다.
『석보상절』은 모두 보물 5백23호로 지정돼 있으나 소장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국보로 지정하기로 문화재관리국의 결정이 이미 난 상태여서 이번 제 21권의 발견을 계기로 국보로 지정될 것 같다.
이번에 발견된 『석보상절』 제 21권은 모두 65장 1백 30페이지로 종이는 일반 한지가 아닌 최고급 면지를 사용했고 마지막 2장은 파손돼 일부만 남아있다.
이 책을 검토한 서지학자 천혜봉 교수(성균관대)는 『그간 전란 등으로 소실된 줄 알았던 국보급문화재가 거의 완벽한 모습으로 발견돼 놀랍다』며 『당시의 국어연구는 물론 활자연구에 없어서는 안될 매우 귀중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석보상절』은 세종이 1446년 승하한 왕비 소헌왕후의 명복을 빌기 위해 수양대군 (후일 세조)을 시켜 1447년 한글 주해를 붙여 간행한 석가세존의 일대기다.
이번에 발견된 제 21권은 법화경의 마지막부분으로 부처가 관세음보살의 위대한 「신통력」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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