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기자 코너] 얼굴 예쁜 '얼짱'이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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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1m10㎝에 올해 여섯살 난 꼬마 '얼짱'.

그의 팬은 현재 7만명이 넘는다. 그런데 이 꼬마 얼짱의 팬은 대다수가 고교생 누나다. 누님 팬들의 질문은 한글을 읽을 줄 아는지부터 좋아하는 인형을 묻는 것까지 시시콜콜하다. 하지만 10대 얼짱들보다 귀엽고 신선해 누님들의 '맞춤형 사랑'이 집중되는 것이다.

요즘 청소년들의 관심사는 단연 얼짱이다.

인터넷엔 3천개에 이르는 얼짱 카페가 있고, 얼짱 선발대회까지 열린다. 학급 얼짱이 있는가 하면 학교를 대표하는 얼짱도 생겼다. 오프라인에도 얼짱 열풍이 옮겨붙은 것이다. 얼짱에겐 스타 연예인들이 누리는 이상의 인기가 돌아간다.

얼짱은 한마디로 인터넷에서 '얼굴이 짱'인 사람을 말한다. 청소년들이 캠으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일이 유행하면서 등장했다. 그 가운데 돋보이는 얼굴은 인터넷을 타고 빠르게 전파된다. 그리고 사진을 본 사람들이 인정하면 얼짱이 되는 것이다.

얼짱 열풍이 부는 이유는 사춘기 청소년들이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심 속에 얼짱은 그들의 우상이 되기도 하며, 이성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 연예인들에게 끌리던 또래들이 왜 얼짱에게 열광하는 것일까.

그들은 바로 곁에 있고, 지어낸 이미지를 풍기는 연예인보다 더 친근함을 느낄 수 있어 그렇다. 접근이 어려운 스타들 대신 얼짱을 통해 대리 만족하는 것이다.

얼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많은 인터넷 사이트에서 얼짱 선발대회 등을 내세워 상업적으로 이용한다. 어떤 청소년들은 포토숍 기술로 자신의 얼굴을 돋보이게 해 얼짱이 되기도 한다. 또 얼짱들이 스타로 떠오르면 다가가기 어렵기 때문에 청소년들을 실망시킨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추구해야 할 청소년들이 외모지상주의에 빠지는 풍조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면의 성숙함이라고 배웠다.

얼짱 열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외모보다 남을 배려하고 봉사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마음짱'이 유행하기 바라는 것은 욕심일까.

이민아.최지혜 학생기자(울산 학성여고2.광주 대광여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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