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민주노총 집회 14일 만에 '참석자 명단'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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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 강행. 연합뉴스

민주노총, 대규모 집회 강행.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일대에서 강행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대규모 집회 관련 방역당국의 '늑장 대응'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21일 국민의힘 측에 따르면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집회 나흘 만인 지난 7일에야 첫 대응에 나섰으며, 이로부터 열흘 뒤 확진사례가 확인되자 집회 참석자 명단을 민주노총 측에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보수집회의 8·15 광화문 집회 당시 방역당국이 바로 다음 날 선제적 대응에 나섰던 것과 대비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이 이날 방대본으로부터 제출받은 '광화문 집회 및 민주노총 집회 일자별 세부 대응' 자료에 따르면, 방대본은 민주노총 집회 당일(7월 3일)로부터 4일이 지난 7일 코로나19 역학조사 시 민주노총 집회 참석 여부를 확인하라고 요청했다.

방대본은 이후 별다른 대응이 없다가 집회 참석자 가운데 확진자 3명이 나온 지난 17일에서야 민주노총에 집회 참석자 명단 등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같은 날 집회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한 진단검사 행정명령도 발령했다.

방대본은 지난해 8·15 광화문 집회 때는 바로 다음 날인 8월 16일에 확진자의 광화문 일대 체류 사실을 확인하고, 즉각 대응에 나선 바 있다. 당시 방대본은 집회 3일 만인 8월 18일 주최 측에 참석자 명단을 요청했고, 이튿날 집회 참석자들에 대한 검사 안내 등 적극적 조치가 이뤄졌다.

방대본은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 파악 여부에 대한 조 의원의 질의에 "민주노총 집회 주최 측에 참가자 명단을 요청했고, 주최 측에서 관련 정보를 수집 중에 있다고 회신해 왔다"고 밝혔다. 또 "진단검사 행정명령을 통해 검사를 진행하고, 지자체와 함께 이행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며 "(집회 참가자들이 진단 검사를 이행하지 않을 시) 역학조사 결과 및 거주 지자체의 관련 규정에 따라 처분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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