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전〉 ○·신진서 9단 ●·셰얼하오 9단
장면 ⑥=바둑판에서도 많은 실수가 슬며시 지나간다. 어떤 실수는 불운하여 속속들이 분석당하고 만천하에 공개되지만 어떤 실수는 그런 게 있었나 싶게 슬쩍 지나간다. 지금의 백1이 그렇다. 신진서 9단 같은 실력자가 A의 약점을 지키는데 누가 신경을 쓰랴. 흑2 때 백3은 형태의 급소. 백모양도 꽤 두터워졌고 흑도 4,6으로 정비해 서로 알찬 모습으로 중반 전투에 대비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AI가 백1을 중대한 실수로 지목하고 나섰다. 좋은 기회를 날렸다는 것이다. 과연 백1은 무슨 죄를 지었을까.
◆AI의 강수=AI는 잇기 전에 백1,3으로 때려내라고 한다(백1은 그냥 3에 모는 수도 좋다). 여기서 만약 흑이 4로 뻗으면 백의 기대승률은 즉각 64%로 올라간다. 백은 5로 이은 뒤 A와 B를 맞보기로 해서 쉽게 판을 이끌 수 있다. 그러므로 흑도 4로는 C로 버텨야 한다.
◆실전진행=실전에서 신진서는 3의 침투를 보고 상변을 서두르지 않았다. 흑4에 5의 맥을 짚어 충분한 형세라고 생각했다. 하나 AI 판단은 이 상태가 팽팽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