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재고 쌓여 풍년농사도 시름|수매량 안 늘리면 가격폭락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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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년 연속 4천만섬 이상의 풍년을 맞는 마음은 반드시 흐뭇한 것만도 아니다.
쌀수확이 계속 호조를 보이는 반면 수요는 해마다 줄어 이제는 재고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쌀재고는 88년 7백36만섬에서 올해는 1천1백만섬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이번에도 생산이 연간수요(3천8백80만섬)를 2백만섬 남짓 초과함으로써 내년의 재고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 분명하다.
이 같은 공급과잉은 결국 쌀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친다.
햅쌀이 나오고 있는 요즘까지도 농가나 정부·농협 등이 아직 작년 쌀을 팔지 못하고 있으며 산지의 쌀시세는 작년의 정부미수매가를 밑돌고있다.
농민들이 수매량 확대를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도 정부가 수매비축을 통해 쌀공급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가격폭락의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부로서도 추가수매에 필요한 자금도 자금이려니와 보관에 들어가는 비용(1백만섬당 3백억원)이 만만치 않아 무작정 수매를 늘려줄 수도 없는 형편이다.
앞으로 쌀수매와 관련한 국회동의과정에서 수매량 확대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예상(9.15 작황시 3천9백24만섬)보다 수확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공급조절을 위한 수매량 확대는 불가피한 것으로 여겨지고 이는 수매가격보다도 훨씬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박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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