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떨어진 여성 집 문 열려던 70대…"치매, 알코올중독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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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뉴스1

서울중앙지법. 뉴스1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여러 차례 침입하려 한 70대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준혁 판사는 주거침입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74)에게 징역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3~4월 자신이 거주하던 서울 동작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다른 호수에 살던 B씨의 집 현관문 손잡이를 잡아당기는 등 5차례에 걸쳐 B씨의 집에 침입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오후 10시부터 새벽 1시쯤 야심한 시각에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문을 열려고 시도한 것은 실수였다"며 "치매, 알코올중독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해당 주택에서 20년 이상 거주해 건물의 구조와 지리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란 점과 A씨와 B씨의 호실이 상당히 멀리 떨어진 점 등을 지적하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술을 마시더라도 집은 잘 찾아가고, 절대 실수한 적이 없다'고 수사기관에 진술하기도 했다"고 짚기도 했다.

이어 "야간에 반복적으로 여성이 혼자 거주하는 주거지에 침입을 시도한 A씨의 행위는 그 자체로 죄질이 나쁘다"며 "A씨의 행위는 중대한 범죄로 이어질 위험이 있어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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