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헝가리「바기구」탈퇴 안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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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AP·AFP=연합】소련은 만일 헝가리가 바르샤바조약기구에서 탈퇴한다거나 동독이 서독과 재통일하기로 결정한다해도 반대하치 않을 것이라고 소련의 한 고위관리가 29일 선언했다.
소련공산당 국제국 동유럽과장 니콜라이 시실린은 이날 미국 ABC TV와의 인터뷰 프로에서 만일 헝가리가 바르샤바조약기구에서 탈퇴하기로 결정한다면 소련은 이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헝가리의 선택을 존중할 것이며 우리는 그러한 변화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고 말했다.
시실린의 이 같은 발언은 앞서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서기장이 소련은 현재 동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에 대해 간섭할 하등의 도덕적·정치적 권리를 갖고있지 않다고 선언한데 이어 나온 것 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이날 같은 TV프로에 출연한 레이먼드 시츠 미 국무차관보는 『시실린의 발언내용은 놀라운 것』이라고 논평하고 『미국은 그 같은 발언을 환영한다』고 말했으나 바르샤바조약기구가 해체되거나 재편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시실린은 또 동독의 장래에 관해 언급, 『현재와 같은 동독의 혼란한 사태에 비추어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은 변화돼야 할 것이며 또 변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독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들의 선택권에 의해서』라고 답변한 후 『모든 것은 독일인들에게 달려있으나 우리의 이익을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유럽의 사태를 불안케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소련 최고회의의장 예프게니 프리마코프도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련은 바르샤바조약기구에서 어떤 회원국이 탈퇴한다해도 막지 않을 것』이라면서 『소련은 국제문제에 있어서 불간섭 원칙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으며 모든 국가, 모든 인민은 그들의 선택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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