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방약 매출 지속 성장…보험약값 인하 `무색`

중앙일보

입력

제약사의 처방약 매출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건강보험 약제비를 절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보건당국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처방약이란 의사가 환자의 치료를 위해 처방한 의약품을 말한다. 처방약은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기 때문에 건강보험에서 약값을 지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약값 재평가를 통해 혈압강하제 등 순환기계 의약품을 포함해 1천477개 품목의 보험약값을 평균 11%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건강보험에서 지출되는 보험약값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처방약 시장에서 보건당국의 이 같은 의도는 먹혀들지 않았다.

23일 대신증권 정명진 애널리스트의 '정책적 불확실성에도 불구 처방약 성장 지속'이란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처방약(원외 처방약 기준)의 매출은 4천7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0.2%나 증가했다.

올해 처방약 매출은 1분기 24.4%, 2분기 14.2% 느는 등 상반기에만 평균 18.9% 늘면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정 애널리스트는 처방약 매출이 증가하는 요인으로 "사회의 고령화로 의약품 소비가 많은, '약품 다소비세대'로 불리는 40대(중년 세대) 이상의 인구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04년 상반기 기준 40대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39.5% 정도에 그쳤지만, 전체 처방일수 비중에서는 74.1%를 차지하고 있는 등 인구비중에 비해 약을 많이 소비하고 있다.

40대 이상 인구는 1980년대에는 전체 인구의 23.1%에 불과했다. 하지만 1990년 26.9%, 2000년 35.2%, 2005년 40.5% 등으로 급증했다.

정 애널리스트는 "40대 이상 인구 비중은 2009년에는 44.5%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에 따라 앞으로도 처방약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복지부는 24일께 신약이라도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 약만 보험약으로 선별해 건강보험에 등재(포지티브 시스템)하고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과 이를 복제한 복제의약품의 약값을 10∼20% 정도 낮추는 내용의 강력한 약제비 절감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