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재 실장 "오해 많아 청와대 안 들어오려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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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재 국정상황실장은 12일 "대통령이 재신임까지 묻게 돼 절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다음은 국정감사 이후 기자와 한 일문일답.

-노무현 대통령이 재신임에 이르게 된 것은 결국 참모들 책임이 아닌가.

"목숨을 버려서라도 대통령의 애국심과 순수함을 국민에게 알려드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은 심정이다. 그렇게 못하는 제 자신이 부끄러울 뿐이다."

-썬앤문 사건으로 금품수수 의혹이 제기돼 李실장 문제가 盧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정말 안 받았나.

"진짜 내가 돈을 받았으면…. 처음에는 1천만원이라고 하더니 또 수백만원이라고 하지 않느냐. 나에 대한 오해, 또 (국정업무 수행 과정에서의)잘못이 대통령에게 공격 고리가 되는 걸 진짜로 견디기 어렵다. 그럴까봐 청와대에도 안 들어오려 했다. 그동안 아는 사람들에게 욕 먹으면서까지 거리를 둬 왔다."

-본인과 가족의 재산 문제가 거론됐는데.

"아버님은 (고향에) 땅을 2만4천~2만5천평 정도 가지고 있다. 1983년 대학에 입학하면서 논 스무마지기를 팔아 벌써 목동에 집을 마련했을 정도였다. 운좋게 목동 집값은 나중에 더욱 뛰었다. 아내는 기자생활을 오래 했다."

-친척 중 월북한 사람이 있다는데.

"그분이 누군지 나는 모른다. 다만 나에겐 아픈 기억이 하나 있다. 사촌 형으로 이성재라는 분이 있었는데, 책을 불태우며 울더라. 육사에 붙었는데 연좌제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 이 일을 평생 잊을 수 없다."

강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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