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 터치] "영화는 끝까지 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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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딩 크레디트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으면 손해입니다."

지난 2일 개봉한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의 제작사 영화사 봄(대표 오정완)은 최근 이 영화를 상영 중인 극장들에 "영화가 끝난 뒤 자막이 완전히 올라갈 때까지 끊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엔딩 크레디트에 붙는 보너스 영상 때문이다.

보너스 영상은 두 가지다. 하나는 소실 소옥(이소연)이 대례복을 입고 가마를 탄 채 시집을 오는 장면. 다른 하나는 아이를 가진 소실 소옥이 한때 조씨 부인(이미숙)이 입던 붉은 비단 저고리와 남색 치마 차림으로 조씨 부인의 거처였던 부용정을 차지하고 있는 장면이다.

이재용 감독이 보너스 영상을 넣은 이유는 평소 엔딩 크레디트가 나올 즈음이면 관객들이 우르르 일어나 나가는 관람 문화를 안타깝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감독은 지난달 말 '스캔들'시사회에서 자막이 채 올라가기도 전에 불이 켜지면서 기자들이 자리를 뜨자 서운함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극장 측의 사정으로 엔딩 크레디트를 보지 못한 관객들의 문의가 영화사에 잇따르고 있다. 성급한 관객들이여, 영화는 엔딩 크레디트가 다 올라가기 전까지는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하시길-.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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