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 중 66곳은 신용등급이 하락했지만, 등급이 올라간 회사는 그 절반 수준인 34곳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여파로 기업의 신용등급 하락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3사(한국기업평가ㆍ한국신용평가ㆍNICE신용평가)가 신용등급을 보유한 기업 1240곳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신용등급이 상승한 기업은 34곳으로 전년(37곳)보다 8.1% 감소했다. 반면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은 66곳으로 1년 전(54곳)보다 22.8% 증가했다. 2019년에 이어 신용등급이 올라간 회사보다 하락한 회사가 더 많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 19 사태로 경영 환경이 나빠지면서 기업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용평가 3사가 신용등급 전망을 부여한 195개 가운데 ‘부정적’ 전망을 받은 기업은 155개(79.5%)에 이른다. ‘부정적’ 전망은 앞으로 1~2년 내 신용등급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부정적 전망 비율(79.5%)은 전년(65%)보다 14.5%포인트 증가했다. ‘긍정적’ 전망을 받은 기업은 40곳으로 같은 기간(42곳)은 4.8% 줄었다.
신용등급의 향후 방향성을 결정짓는 등급 전망은 안정적, 긍정적, 부정적, 유동적 4단계로 구분한다. 여기서 ‘안정적’ 등급 전망을 받은 기업(1045곳)은 제외했다.
BB등급과 B 이하 등급이 포함된 ‘투기’등급 비중도 커졌다. 지난해 말 투기등급을 받은 기업은 195곳으로 1년 사이 76곳 증가했다. 투기등급이 전체 신용등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7%다. 지난해 부도를 낸 2곳도 투기등급 기업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지속하면서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경우 코로나 취약업종을 중심으로 등급 하락이 가시화될 우려가 있다”며 “기업들의 신용등급 변화를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