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코로나 추경 1원 써도 GDP 증가 0.2~0.3원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기획재정부에 쓴소리를 던졌다. 코로나19로 크게 불어난 재정 적자를 줄이려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나랏빚 1000조, 2024년까지 고착 #경제회복기 재정적자 감축 노력을”

29일 KDI는 이런 내용의 ‘코로나19 위기 시 재정의 경기 대응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 정부는 5차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해 총 81조7000억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KDI가 자체 분석한 결과 정부가 1원을 추가로 지출했어도 경제 규모를 키우는 데는 0.2~0.3원만 정도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허진욱 KDI 연구위원은 “상대적으로 성장률 제고 효과가 낮게 나타난 건 추경이 피해 계층 지원을 통한 민생 안정에 집중되면서 재정 지출 중 많은 부분이 상대적으로 승수 효과가 작은 이전지출에 집중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재정 지출을 늘린 만큼 나랏빚도 늘었다. 잇따른 추경으로 올해 말 국가채무(965조9000억원)는 10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보고서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토대로 2024년까지의 재정 기조를 분석한 결과 관리재정수지(정부 수입-지출)는 올해 급격히 악화된 이후 거의 회복되지 못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고 지적했다. 허 연구위원은 “호주·일본·독일은 급격하게 증가한 재정수지 적자를 중기적으로는 점차 감소시켜서 0선에 접근하도록 계획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적자 규모는 지난해와 올해 올라간 이후 거의 감소하지 않고 옆으로 가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적인 재정 지출은 상대적으로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 위기 때 확장 재정은 합리적인 대응이지만, 경기 회복기에는 이를 정상화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