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관들, 국립 줄기세포은행 참여 주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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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 줄기세포은행을 만들겠다는 미국 정부의 계획이 연구기관들의 무관심과 혼란,냉소로 인한 참여 저조로 삐걱거리고 있다.

이 은행은 미 국립보건원(NIH)과의 계약을 통해 1천600만달러(약 166억원)의 자금을 지원받고 전세계 연구기관들을 대상으로 22개 인간배아 줄기세포주에 대한 배포 중개 기관 역할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재분배에 대한 의견 불일치 때문에 이 은행의 설립자들조차 확보 예정 줄기세포주들의 절반 정도를 구경조차 하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일례로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SCF) 연구진은 현 시점에서 그들이 보유한 세포주를 은행에 맡기는 대신 그냥 갖고 있거나 자체 배포하는 편을 선호한다는 입장이다.

국립 줄기세포은행의 관리는 위스콘신-매디슨대와 연관이 있는 위셀 리서치 인스티튜트에서 맡고 있다.

USCF에서 공인된 2개의 세포주 관리를 맡고 있는 르네 레이조 페라는 "가장 큰 관심사는 다른 곳에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위셀의 앤디 콘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어떤 기관도 관심이 없다고 말하지 않았으며 지금은 협상중"이라면서도 "만약 누군가가 사업 또는 관심의 문제 때문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심한다면 그것은 그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른 연구자들은 그러나 정부 자금을 받지 않은 다른 곳에서 만든 더 좋은 줄기세포주들을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국립 줄기세포은행이 얼마나 많은 줄기세포주를 유치할 수 있는가와 이 문제는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립 세포은행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점 중 하나는 보유중인 줄기세포주가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쥐의 세포를 이용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람에게 이식하기에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하버드대에서 쥐 세포 없이 만들어진 것과 같은 새로운 줄기세포주를 갖고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세포은행 설립 과정에 참여했던 위스콘신-매디슨대의 데렉 헤이는 현재 은해이 보유한 11개의 줄기세포주가 정부 자금으로 확보할 수 있는 것들 중 가장 품질이 좋다고 주장했다.

많은 과학자들은 줄기세포가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병 치료의 단서를 제공하고 재생 신약 개발의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종교 기반 보수단체들은 미분화 세포를 만드는 과정에서 인간 배아가 파괴된다는 점을 들어 새로운 줄기세포주 제작에 반대하고 있다.

(매디슨<미 위스콘신주>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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