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 연구원 2명 난자 제공 사실 작년 5월 알았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대 황우석 석좌교수가 지난해 5월 연구원들의 난자 제공 사실을 알았지만 당사자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해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 수의대 기관생명윤리심의위원회(IRB) 이영순 위원장은 23일 "황 교수가 최근 IRB에 세 차례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고 말했다. 서울대 교수 4명과 외부 전문가 4명 등 8명으로 구성된 서울대 수의대 IRB는 생명윤리법에 따라 만들어진 기구다. 12일 미국 피츠버그대 제럴드 섀튼 교수가 황 교수와의 결별을 선언한 뒤 2002년 이후 황 교수 연구팀의 전.현직 여성연구원 전원(40여 명)을 대상으로 난자 제공 과정에 대해 조사해 왔다. 그동안 논란이 됐던 연구원의 난자 제공이 사실로 확인됨에 따라 국제 과학계와 사이언스지 등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24일 오전 IRB 조사 결과 등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어 이날 오후 황 교수는 기자회견을 열어 연구 과정에 대한 의혹을 해명하고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대 IRB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교수는 "지난해 5월 영국의 과학잡지 네이처가 연구원의 난자 제공 의혹을 보도하자마자 연구원들에게 확인해 두 명의 연구원이 난자를 제공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진술했다. 황 교수는 "난자를 제공한 연구원들이 두 아이의 엄마와 미혼인 점을 내세워 난자 제공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강력히 요청해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황 교수는 또 "2002~2003년 '연구원들이 우리 난자부터 제공하겠다'고 나서 세 번이나 말렸다. 그렇지만 연구원들의 성격을 봐서 난자를 제공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은 했다"고 말했다.

IRB 조사 결과 연구원 두 명은 2003년 가명을 사용해 난자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모 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고, B씨는 섀튼 교수 연구실에 파견돼 있다. 이 위원장은 "두 명 외에 난자를 제공한 연구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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