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나쁠수록 코로 숨을"

중앙일보

입력

탁한 공기 때문에 호흡기계 질환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야외에서는 황사와 매연에, 실내에선 담배연기.집먼지 진드기.섬유성 먼지로 코는 물론 기관지와 폐가 혹사당하고 있는 것.

그렇다고 숨을 쉬지 않을 수도 없는 일. 전문의들은 공기가 탁할수록 입보다는 코로 숨을 쉬어야 호흡기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하나이비인후과 박재훈원장은 "공기가 나쁘면 코가 자주 막혀 입으로 호흡하는 경향이 있다" 며 "이러한 구강호흡이 목감기나 기관지염.후두염은 물론 심할 경우 폐렴의 원인이 된다" 고 말했다. 입을 통과한 미세먼지와 세균은 중간에 여과되지 않고 기관지와 폐까지 직접 들어간다는 것.

을지병원 호흡기내과 김희연교수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는 10㎛이하로 호흡을 통해 체내에 들어오기 때문에 호흡성 먼지로 불린다" 며 "인체에 피해를 주는 것은 이렇게 입자의 크기가 매우 작은 부유먼지" 라고 설명했다.

코호흡을 권하는 것은 코가 완벽한 정화기능을 하기 때문. 먼지가 콧구멍 앞쪽에 있는 코털을 지나간다고 해도 코 안쪽의 점막을 통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코점막에 있는 미세한 섬모와 끈끈한 액체는 아무리 작은 먼지나 세균이라도 흡착시켜 체외로 배출하거나 위장에서 완전 소멸시킨다.

문제는 콧병이 있는 사람들이다. 박원장은 "코뼈가 휘고, 코 안쪽 살이 두꺼워졌거나 점막에 혹이 있는 사람, 그리고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들은 입으로 숨을 쉴 수 밖에 없다" 며 "정확한 원인을 찾아낸 뒤 치료받을 것" 을 권했다. 다행히 요즘에는 초음파로 코의 깊숙한 곳까지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습관적으로 입호흡을 하는 사람은 코호흡을 익히는 것도 필요하다. 낮에는 의식적으로 입을 다물고 코만으로 호흡하려고 노력하고, 잘 때는 종이 접착테이프를 사용하는 법을 익힌다.

다음은 자신도 모르게 입호흡을 하는 사람들.

▶아침에 일어나면 목이 따끔따끔하다
▶입술이 늘 까칠하게 말라 있다.
▶무의식적으로 입을 반쯤 벌리고 있다
▶코를 골거나 이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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