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수입물가 석달째 동반상승 ”국내외 경기회복 긍정 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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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5일 부산 동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지난달 15일 부산 동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을 기다리는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스1

국내 수출 물가와 수입 물가가 3개월째 동반 상승했다. 국제 유가가 오르고 원화가치가 하락한 영향이다. 백신 등의 보급으로 세계 각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에서 조금씩 벗어나며 수출과 수입이 모두 살아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1년 2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물가지수(2015년=100)는 전월보다 3.1% 오른 97.83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오름세다. 전년동월대비 0.2% 오르면서 21개월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출입물가지수는 수출과 수입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수다.

수출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국제유가와 환율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품의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올해 초부터 이어진 달러 강세로 원화가치가 내려가며(환율은 상승) 수출품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월 평균 원화가치는 달러당 1111.72원으로, 전달 평균(1097.49)보다 1.3% 상승했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달보다 0.7% 올랐다. 공산품은 전달보다 3.1% 상승했다. 석탄·석유제품(13.1%)과 화학제품(4.9%)의 수출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반도체 가격도 전월보다 1.5% 상승했다.

수입물가지수(105.53)도 전월보다 3.8% 오르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106.39)보다는 0.8% 하락했다.

수입물가 상승의 주요한 이유도 최근 오름세를 보인 국제유가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광산품(8.3%) 가격이 오르면서 원재료 가격도 전월보다 7.4% 상승했다. 여기에 화학제품(3.8%), 석탄·석유제품(7.4%)의 가격이 상승하면서 중간재 가격도 전월보다 3.4% 올랐다.

수출 물가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국내 수출기업의 생산성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백신 접종 이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생기고, 중국과 미국의 경기회복 신호가 나타나면서 수출물가가 상승한 것”이라며 “경기회복 초기의 물가상승은 기업의 채산성 향상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국내외 경기회복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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