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절개 않고 대동맥관 삽입 세계 첫 성공

중앙일보

입력

독일과 프랑스 의료진이 심장을 절개하지 않고 인공 심장동맥관을 삽입하는 수술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30일 독일 일간 베스트도이체 차이퉁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독일 지그부르크 병원의 에버하르트 그루베 심장외과장과 프랑스 툴루즈에 있는 파스퇴르 클리닉 심장외과 전문의 장-클로드 라보르드 씨가 지난 주 인도 수도 뉴델리의 한 병원에서 이 수술에 성공했다.

의료진은 우선 서혜부(鼠蹊部:사타구니) 혈관을 조금 절개한 뒤 피부 두께 정도로 얇은 카테타를 이용해 인공혈관을 심장까지 보낸 뒤 이를 확장시켜 낡은 혈관을 한 쪽으로 밀어넣어 고정시키는 방법을 이용했다.

62세인 이 남성 환자의 건강과 체력은 심장 절개 수술을 감당할 수 없었으나 이러한 '비침윤식' 인공혈관 삽입 시술을 함으로써 환자의 회복 상태가 매우 좋다고 지그부르크 병원의 모기업인 비트겐슈타인 의료그룹(WKA)은 밝혔다.

그동안 폐동맥이 완전히 막힌 청년의 폐를 절개하지 않고 인공 폐동맥관을 삽입, 대체한 '비침윤식' 수술에 성공한 일이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에 소개된 일이 있다.

그러나 폐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의 심장에 인공 혈관을 비침윤식 방법으로 이식하는 데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WKA 측은 주장했다. 이 새로운 수술법은 심장 절개 수술을 할 경우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고 입원 및 회복 기간이 짧고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하다고 WKA는 강조했다.

WKA는 이 새로운 기술을 이용한 수술을 인도에서 조만간 여러 건 시술할 계획이라면서 독일에서도 새 시술법을 당국에 신청했으나 허가가 나지 않아 우선 인도에서 먼저 시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세계적으로 인공혈관 이식 수술은 연간 22만건 이뤄지고있으며, 이 가운데 60%가 대동맥관 이식수술이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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