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부터 뇌기능 유전자 변한다

중앙일보

입력

뇌기능을 관장하는 핵심 유전자들이 중년부터 중요한 변화를 일으키면서 노화에 따른 뇌기능 저하가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 대학 의과대학 신경학교수 브루스 양크너 박사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6월10일자)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뇌기능을 관장하는 핵심 유전자 약400여개 중 학습, 기억, 뇌세포간 교신을 관장하는 200여개는 40대 이후에 활동이 저하되며 반면에 DNA 수리, 스트레스-염증 반응 등을 관장하는 나머지 유전자들은 활동이 더욱 강화된다고 밝혔다.

양크너 박사는 사망한 사람 30명(사망 당시 26-106세)의 뇌조직을 채취해 약 1만1천개의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양크너 박사는 분석대상 뇌부위는 주로 장기 기획 등 고도의 인식기능에 관여하는 전두엽 피질이었다고 밝히고 분석결과는 전자에 해당하는 유전자들이 손상을 입고 기능이 약화되면 후자에 해당하는 유전자들이 이러한 손상을 수리 또는 경감시키기 위해 기능이 강화된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유전자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환경적인 것인지 개인의 생활습관 때문인지 아니면 유전구조의 차이 때문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것이 노화과정을 나타내는 유전적인 특징인 것만은 분명하다고 양크너 박사는 지적했다.

30대 말과 40대 초의 뇌에서도 이러한 유전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났다.

양크너 박사는 뇌세포를 시험관에서 배양해 세포와 DNA에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알려진 유해산소분자인 활성산소(유리기)에 노출시킨 결과 뇌세포들의 활동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인디애나폴리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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