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 ○·신진서 9단 ●·렌샤오 9단
![장면 12](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19/54b9b97f-624d-42fb-b4fe-b7be7d1c3f7a.jpg)
장면 12
장면 ⑫=드디어 신진서 9단은 백1로 석 점을 이었다. 마지막 승부처다. 렌샤오 9단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흑2를 선수하고 4 젖힌다. 흑4, 이 수가 백에겐 뼈아픈 맥점이다. 백은 A로 끊고 싶지만 회돌이 축에 걸린다. 5로 잇는 수 외에 달리 수단이 없다. 모든 게 정해진 운명처럼 흘러간다. 흑은 살기만 하면 이긴다. 흑은 이제 승리를 결정짓는 마지막 한 수를 남겨두고 있다. 허망하게도 신진서가 파국을 맞이했다.
![결정의 한 수](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19/407cf8ec-9b52-4a79-ad08-c0caddac224e.jpg)
결정의 한 수
◆결정의 한 수=쉽다. 지나고 보면 모든 게 쉽다. 흑1로 호구치면 승부가 결정된다. 이 흑은 깨끗하게 살고 바둑도 끝난다. 백2로 젖히면 위쪽 넉 점은 잡을 수 있지만 그 정도로는 승부를 뒤집을 수 없다. 하변 수상전도 흑 승.
![실전진행](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102/19/69d9d75b-576f-415f-aae5-569d61c96a8d.jpg)
실전진행
◆실전진행=그런데 바로 이때 눈을 의심케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마지막 초읽기에 몰린 렌샤오의 손이 무언가에 홀린 듯 흑1로 향한 것이다. 두고두고 가슴을 칠 허망한 실수였다. 초읽기는 가끔 이렇게 눈물을 쏟게 만든다. 신진서는 즉각 백2로 붙여 사활을 추궁했고 여기서 승부는 다시금 예측 불가능한 심연으로 빨려 들어갔다.
박치문 바둑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