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등산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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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은 산소를 많이 들이마시면서 천천히 오래 즐길 수 있는 대표적 '유산소 운동'으로 걷기, 조깅과 함께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하는 운동 가운데 하나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가을이 되면 등산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진다. 단풍 구경과 함께 건강증진의 효과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산행이 많은 요즘 등산 요령과 주의점 등을 전문의의 도움으로 살펴본다.

등산을 하면 심장과 폐를 튼튼하게 하는 유산소 운동 효과 뿐만 아니라 다리와 허리 근육이 강화되는 근력 강화 효과도 생긴다.

또한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사색에 잠기게 되고 정상을 정복했을 때 성취감이 들기 때문에 스트레스 해소 등 정신 건강에도 좋다.

등산은 운동 효과가 큰 데 비해 크게 무리는 되지 않는다. 갑자기 힘쓰지 않고 서서히 움직이는 운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듯 많은 장점이 있는 등산도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우선 아무리 높지 않은 산에 오를 때에도 먼저 준비운동을 해야만 부상과 심장발작을 예방할 수 있다. 준비운동은 무릎과 발목을 풀어주는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을 실시하고 평지를 5~10분 정도 걷는 것이 좋다. 특히 새벽에 등산을 하는 경우에는 철저히 준비운동을 해야만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산에 오를 때에는 경사도에 따라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이면서 발바닥을 지면에 완전히 붙여 걷고, 내려올 때는 되도록 앞발 끝부터 천천히 내디딘다. 보폭은 평지에서 걸을 때보다 약간 좁게 하되 호흡과 산행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며 리듬감 있게 걷는다.

보행 속도는 자신의 능력과 산의 경사도 등에 따라 조절해야 하지만 보통 2~3km 거리를 40~50분 에 걷는 게 좋다. 산행 경험이 없는 초보자는 30분 정도 걷고 5~10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오랜만에 등산을 하는 사람도 자신이 초보자라고 여기고 천천히 자주 쉬면서 올라가야 한다. 특히 직장이나 동우회 동료와 함께 산행하는 경우에도 무리해서 속도를 맞추는 것보다 처음부터 자신의 속도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험한 산이 아니더라도 발목이나 무릎 등 관절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등산화를 신어야 한다. 등산화는 접질림을 막을 수 있도록 발목까지 부드럽게 덮어주는 것이 좋다.

신발의 크기는 양말을 신은 상태에서 손가락 하나가 들어가는 정도면 적당하다.

밑창은 재질이 부드러운 것이 나은데, 발 모양과 같이 엄지쪽 가운데가 조금 높은 것이 바람직하다. 방수가 잘 되며, 통풍성이 좋은 지도 확인해야 한다.

등산을 하다가 골절사고가 발생하면 부목을 이용해 다친 부위를 고정해야 하는데, 부러진 나뭇가지를 다친 부위에 대고 헝겊으로 동여매면 훌륭한 부목이 된다.

만약 출혈이 있으면 붕대나 지혈대 또는 옷가지 등으로 출혈 부위를 압박하고, 다친 곳을 자주 심장보다 높게 들어준다.

정상에 오른 후 또는 등산 후에는 정리 운동을 해야 한다. 한참 운동하다가 갑자기 서 버리면, 팔다리로 간 혈액이 심장 중심부로 돌아오는 속도가 느려져서 뇌 혈류가 일시적으로 적어져서 정신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산백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양윤준 교수는 "등산을 할 때 가슴 통증이 있다면 협심증일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등산 초기에 증상이 나타났다가 없어질 때 운동부족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심장병 초기일 수도 있는 만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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