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주지사, 뇌사 환자에 급식관 재삽입 명령

중앙일보

입력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동생인 젭 부시 플로리다주(州) 주지사는 법원 판결로 급식관이 제거된 채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뇌사 환자 테리 스키아보(39)에게 급식관을 재삽입하라고 21일 명령했다.

부시 주지사는 주 의회의 입법을 근거로 명령을 내렸는데 이와 관련해 법원의 판결을 입법부와 행정부가 뒤집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지적도 만만찮아 논란이 예상된다.

부시 주지사의 명령에 앞서 플로리다주 상.하원은 ▲환자가 삶의 의지를 잃었고 ▲식물인간 상태에 있으며 ▲급식관이 제거됐을 때 환자 가족이 이에 반대할 경우에 한해 대통령의 명령으로써 급식관을 재삽입토록 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법률안이 통과되자 부시 주지사는 이에 즉시 서명, 스키아보에게 급식관을 재삽입토록 하는 명령을 내렸다.

스키아보는 지난 90년 심장마비로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뇌사 상태에 빠진 채 13년째 병상에 누워있는데 그녀의 남편 마이클 스키아보는 급식관 제거를 희망, 소송을 제기해 지난 15일 법원으로부터 급식관 제거 판결을 받아냈다.

하지만 스키아보의 부모가 사위의 처사에 반대, 딸을 살리기 위해 주 의회와 부시 주지사에게 탄원했고 결국 이날 급식관 재삽입이라는 명령을 이끌어 냈다.

의사들은 급식관이 제거된 스키아보가 1주일에서 길게는 10일 정도밖에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을 개진했었다.

한편 일부 주 의회의 민주당 소속 하원의원들은 입법부가 주지사에게 법원의 결정을 뒤집을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지적하는 등 '스키아보 케이스'를 놓고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탤러해시<美플로리다州>=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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