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軍 20%이상 에이즈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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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감염국 중 하나인 남아프리카공화국 군대의 5분의1 이상이 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모시우오아 레코타 남아공 국방장관이 7일 밝혔다.

레코타 장관은 이날 남아공 군인의 20∼22%가 에이즈에 감염됐다면서 정부는 군대 등에서의 에이즈 감염률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남아공 수도 프리토리아 소재 한 민간 연구소도 지상군의 23%, 전체 군의 20% 이상이 에이즈에 감염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남아공 전체국민의 평균 에이즈 감염률 11%를 훨씬 웃도는 것이어서 군전력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레코타 장관은 그러나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를 추구한 구(舊)정권 지지자들이 마치 군대가 에이즈 때문에 파괴되고 있다고 묘사함으로써 정부를 불안정하게 만들려 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마치 이 나라가 에이즈 때문에 망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 같은 소음의 전부는 정말 근거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에이즈치료행동캠페인 관계자는 "국방장관으로서 에이즈와의 전쟁을 이끌어야 하지만 그는 나라를 잘못 이끌고 있다"고 비난했다.

남아공 군대의 높은 에이즈 감염률과 관련,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의 군사전문가 하이트만은 군대의 약화된 면역체계로 인해 질병이 많은 아프리카 지역에 군대를 파견할 수 없는 만큼 군 전력의 심각한 약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이트만은 또 "이들 병사는 전투에서도 위험에 처할 것"이라면서 "만일 그들이 부상해 피를 흘릴 경우 누가 그들을 치료해 주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남아공은 전체 국민의 11% 가량인 470만 명이 에이즈에 감염된 곳으로 매일 600∼1천 명이 에이즈나 합병증으로 숨지고 있는 상태이다. (케이프타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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