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들이 사스 퍼뜨렸다"

중앙일보

입력

홍콩의 아모이가든(淘大花園) 아파트 주민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에 집단 감염된 것은 쥐들 때문이라는 새로운 주장이 나왔다.

스테판 응(吳錦祥) 홍콩 중원(中文)대학 부교수는 25일 영국의 의학전문지 '랜싯'에 기고한 연구보고서에서 홍콩 정부나 세계보건기구(WHO)의 발표 내용은 거의 가능성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홍콩 정부는 아모이가든 주민들이 사스에 집단 감염된 것은 욕실 바닥 배수구와 연결된 U자형 배수관을 통해 들어온 사스 환자의 분뇨 방울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었다.

응 박사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홍콩 정부나 WHO는 아모이가든 집단감염 사건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면서 "쥐가 사스를 퍼뜨렸다는 가설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쥐가 진귀한 요리로 식탁에 오르고 있다"면서 "전세계적으로 916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번 사스 창궐의 주범이 쥐일 가능성도 높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리아 청 WHO 대변인은 "쥐가 사스의 주범이라는 가설은 주류가 아니었다"면서 "만약 쥐가 사스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는 동물임이 확인된다면 대단한 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연구진은 사스가 사향고양이 등 야생동물들에서 비롯된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응 박사의 이번 연구보고서는 아직 빈틈이 많으며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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