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증식 억제 기능 단백질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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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TIMP-2'라는 단백질이 신혈관 생성에 따른 세포 증식을 억제한다는 사실이 재미 한인과학자에 의해 새롭게 밝혀졌다. 이에 따라 'TIMP-2' 단백질을 이용해 암세포가 커지는 것을 억제하는 새로운 형태의 항암제가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국립암연구소(NCI) 서동완 박사팀은 체내 단백질 중 하나인 'TIMP-2'가 혈관 내피세포 증식 차단을 통해 신혈관 생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서 박사를 제1저자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과학저널 '셀(Cell)' 26일자(한국시각)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암세포는 혈관을 새로 형성해 영양분을 공급받으면서 주변 장기나 조직의 세포기저막을 파괴해 들어가는데, 이때 세포기저막을 분해해 내피세포의 이동통로를 만드는 효소가 'MMP(매트릭스 메탈로프로테이나제)'이다.

세계적 제약회사들은 그동안 막대한 연구비를 쏟아 부으며 'MMP효소'의 기능을 차단하는 형태의 항암제 개발에 주력해왔으며, MMP효소를 억제할 수 있는 단백질로 TIMP-2가 주목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결과, TIMP-2 단백질은 MMP효소와는 무관하게 '인테그린α3β1'이라는 수용체(유도물질에 의해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와의 결합을 통해 독자적으로 내피세포 성장신호 전달체계를 마비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MMP효소와 전혀 상관없이 TIMP-2 단백질 혼자서 혈관생성을 직접 억제한다는 것이다.

서 박사는 "지금까지는 암세포의 혈관생성 촉진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MMP효소를 억제하는데만 항암제 개발의 초점이 맞춰져왔으나 현재까지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면서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이번 연구결과가 새로운 항암제 개발의 획기적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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