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배출가스, 학습능력 감퇴시켜

중앙일보

입력

디젤 자동차의 배출 가스를 마신 쥐가 출산한 새끼 쥐는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도쿄(東京)이과대학과 호시(星)약과대학 연구진이 15일 밝혔다.

도쿄 이과대 다케다 켄 교수 연구팀은 최근 실시한 실험에서 새끼를 임신한 쥐들에게 일본 도쿄 중심의 대기보다 농도가 30배 높은 ㎥당 3㎎의 디젤 미립자가 포함된 공기를 2주간 하루 12시간씩 마시게 했다.

이후 이 쥐들이 출산한 새끼 쥐 75마리의 학습 능력을 측정한 결과 학습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뇌세포 사망률도 보통 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학습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쥐들을 상자 위에 올려놓고 뛰어내리면 전기 충격을 가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정상적인 쥐들은 전기 충격을 피하려고 상자 위에 더욱 오래 머무는 경향을 보였으나 디젤 배출가스를 마신 쥐가 출산한 새끼 쥐들은 보통 쥐들보다 상자에서 빨리 뛰어내려 전기 충격을 자주 받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 연구팀이 도치기현 연구소에 이들 새끼 쥐의 뇌조직을 보내 검사한 결과 이들 쥐의 뇌세포 사망률이 정상 쥐에 비해 높았으며, 뇌 내 불필요한 물질의 해독 작용을 하는 세포 조직에도 변화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같은 변화가 통상적으로 늙은 쥐들에게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 결과를 토대로 디젤 배출가스가 태아의 중앙 신경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다케다 교수는 이 같은 실험 결과가 인간의 경우에도 바로 적용될 수는 없지만, 디젤 가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정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젤 미립자는 호르몬을 파괴하는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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